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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낭만의 100년 `불국사 철마는 계속 달리고 싶다` 2022년 폐선 위기… 정기 관광열차로 신설 운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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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호 작성일19-10-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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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사조 회원들과 홍만기 역장   
[경북신문=정상호기자] 지난 8일 오전 경주시 구정동 불국사역. 기차여행체험에 나선 어린이집 아이들 30여 명이 인솔교사와 함께 무궁화호 열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울산 호계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왔다고 한다. 불국사역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나무 그늘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먹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불국사역에는 경주는 물론 이처럼 울산 등 외지의 유치원, 어린이집 아이들이 열차를 타고 견학 오는 명소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불국사역에서 내려 그런 기차여행체험을 해볼 기회가 없게 될지 모른다. 2022년부터 불국사역은 문을 닫아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 2022년 개통예정 (붉은색)신노선과 철도 폐선되는 구간 (검은색)   

  그런 폐역 상황을 벗어나 불국사역을 살려보고자 홍만기 역장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폐역에 따른 후폭풍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와 주민들은 100년 역사가 깃든 불국사역이 사라진다는 사실에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있다.

  1918년 문을 연 100년 역사의 불국사역은 2022년 울산-포항간 복선 전철이 개통되면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 역이 된다. 신설되는 노선은 기존 불국사역을 우회해 신경주역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폐역이 불가피하다.

  2년 전 역장으로 부임한 뒤 불국사역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홍 역장의 우려에 주민들은 불국사역지키기 밴드 모임(일명 불사조)을 결성해 SNS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불국사역을 살리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 홍만기 역장이 불국사역 지키기 서명 모습을 보고 있다.   

  ◆ 주민들 밴드결성 역사 지키기

  철도고등학교를 나와 20년 역장 경력을 가진 홍 역장은 역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관광도시 경주의 미래를 누구보다 걱정하기에 불국사역이 폐쇄되는 것이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어 보고만 있기엔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홍 역장에 따르면 2022년도 신 노선이 개통되면 모든 동해남부선 열차 이용객은 KTX 신경주역에서 내려야 한다. 더 이상 불국사역에서 열차를 타고 내릴 수 없다. 그럴 경우 외곽지인 경주시 건천읍에 위치한 신경주역에서 경주 보문관광단지와 불국사를 오고가야 한다. 거리가 멀어 버스를 이용할 경우 최소 1시간 이상은 이동해야 한다.

  지금 불국사역 이용객은 평일 기준 하루 400~500명, 주말은 800~1000여명, 석탄일이나 벚꽃시즌 등 성수기때는 하루 2,000~3,000여명이 오간다. 방학중에는 내일로 티켓을 구입한 청소년들이 불국사역을 많이 이용한다고 홍 역장은 설명했다.

  그런데 불국사역이 폐쇄되면 그동안 불국사역을 이용해 편리하게 불국사 주변 관광지와 보문관광단지를 관광하던 여행객들이 신경주역에서 다시 내려오는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도 찾아오겠냐는 것이다. 접근성이 지금보다 힘들면 관광객은 줄어들게 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 불국사 주변과 보문 관광단지는 물론 경주지역 전체 관광경기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지난 8일불국사역에 내리는 기차여행 체험에 나선 울산 호계 어린이집 원아들   

◆ 광역 관광테마 정기열차 운행하자

  불사조 회원들과 불국사역 인근 주민들은 그 대안으로 폐선될 처지인 기존선로를 폐선시키지 말고 부산과 울산 그리고 경주를 통합하는 광역 정기 관광열차를 신설 운행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관광 테마정기열차 운행 제1안은 부전역(부산)~태화강역(울산)~불국사역~동방역(경주동방사적저 인접). 제2안은 부전역(부산)~태화강역(울산)~불국사역~동방역(경주동방사적저 인접)~보문역(신설)~경주세계문화엑스포역(신설)이다.

  그러면 종전처럼 불국사역에 내려 편리하게 불국사 주변과 보문관광단지를 둘러보게 되고 특화된 관광열차운행으로 인해 관광객이 더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 경주~울산간 7번국도의 혼잡한 교통도 해소되고 경주·울산·부산이 상생하고 경주의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홍 역장도 "불국사역에서 불국사와 경주보문관광단지로 이어지는 모노레일을 설치해 경주를 찾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불국사역은 꼭 필요한 곳" 이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일단 예산이 적게 되는 1안을 시행하고 노선 신설이 필요한 2안은 순차적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모노레일 설치는 경주관광을 획기적으로 바꿀 좋은 아이디어로 보이지만 예산이 문제다.

  주민들은 경주시와 지역국회 의원을 비롯한 많은 지역주민들이 힘을 모으면 결코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 나가 "경제적·문화적인 이유와 함께 철도이용객과 국민들의 정서적인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불국사역을 버려서는 안된다" 고 목소리를 높인다.

  홍 역장은 불국사역 영업개시 100주년이 되던 지난해에도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불국사역의 존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 불국사역을 설명하는 홍만기 역장   

◆ 주낙영 경주시장도 불국사역 찾아

  불국사역 지킴이 모임 '불사조'는 지난해 11월 27일 밴드를 만들었다. 현재는 230여명의 회원들이 SNS 활동을 통해 불국사역 사수와 폐선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홍 역장은 지난달 26일 불사조 회원 193명이 경북나드리 열차로 충분 제천을 다녀오는 기회도 마련했다. 회원들은 이날 오전 8시30분 불국사역을 출발하여 제천역 도착후, 청풍유람선 관광, 제천 제1경 의림지 및 역전 전통시장 관광후 저녁 7시쯤 제천역을 출발, 불국사역으로 돌아오는 당일 여행을 다녀왔다.

  기차여행을 통해 열차가 운행되는 제천의 관광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기차역이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체험해보고 불국사역 살리기에 더욱 단합된 힘을 모을 기회가 됐다.

  특히 여행을 통해 재래시장과 지역 특산품을 관광상품화 하여 지역경제를 살리고 있는 제천시의 활동을 직접보고 체험하여 불국사 지역도 주변 관광 자원을 테마가 있는 관광상품으로 개발, 기차를 활용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보자는 마음도 모았다.

  홍 역장은 7080세대는 수학여행, 신혼여행 하면 경주불국사를 많이들 기억하고 있듯이 낭만과 향수, 추억과 역사가 묻어있는 불국사역을 테마로 한 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지역관광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디어도 불국사역이 존치해야 가능하다.
 
                    ↑↑ 100년 넘은 불국사역 향나무   

  불사조 회원들은 지난 5월부터 '100년 역사 불국사역사 철마는 계속 달리고 싶어한다'는 플래카드를 역사앞에 내걸고 서명지를 직접 만들어 광역관광테마열차 운행을 골자로한 서명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주민들과 열차이용객들 등 4천여 명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주낙영 경주시장도 지난 7월 불국사역을 찾아 폐선 대책과 관련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불국사역에 다시 열차를 다니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경주시, 지역정치권,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100년이 넘은 불국사역에 열차가 계속달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상호   jyr9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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